현대인의 언어 감수성을 위한, 랭귀지 월 Language Wall

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말에도 차별적 표현이 담겨있습니다. 아내를 소개할 때 보통 남편들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. “우리 집사람은 말이지.” “우리 안사람은 말이야". 혹은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들이 있을 때 이렇게 얘기합니다. “장애물이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어.” “장애물 좀 치워봐"

집사람, 안사람은 곧 집에만 있는 사람을 이야기합니다. 그런데 왜 여자가 집에만 있어야 할까요? 남자는 높고 여자는 낮다는 남존여비 사상에서 비롯된 잘못된 관행적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. 장애물도 비슷합니다. 장애물에서 쓰이는 ‘장애’란 부정적인 의미를 상징합니다. 불편하고, 고쳐야 하고, 바로잡아야 할 부정적인 대상인 것이죠. 그러다 보니 장애인을 불쌍하게만 묘사합니다. 하지만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장애에 대한 개념은 변화하고 있습니다. 장애란 ‘삶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방식’으로 볼 수 있죠. 같은 공간이라도 누군가는 시각적인 감각에 초점을 맞춰서 공간을 경험하고, 또 누군가는 청각적 경험에만 초점을 맞춰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.

<랭귀지월Language Wall> 전시는 이처럼 현대인들의 언어 감수성 향상을 위해 제작했습니다. 연령•장애•성별•외래어•인종 및 문화와 관련된 30가지의 차별적 표현과 30가지의 포용적인 표현이 월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패널에 쓰여있습니다. 이를 통해 현대사회가 지향해야 할 바를 제시합니다. 좌측에서 봤을 때는 삼가야 할 표현, 우측에서 봤을 때는 지향해야 할 표현이 정리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. 2023년 4월부터 5월까지 명동에 위치한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두 달간 전시하였습니다.

도전과제

폭 약 4미터의 공간에 방문객들이 언어 감수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컨셉을 도출해야 했습니다. 다양한 아이디어 중 예산과 실내 환경을 고려하여 벽 형태의 구조물을 제작하되,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컨셉을 도출했습니다. 특히 색상 별로 포용적인 언어의 카테고리를 구분하였고 그라데이션 패턴을 고안하여 공간과 어우러지는 동시에 사용자들에게 시각적인 임팩트를 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. 전시에 일회적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해체 후의 환경까지 고려하여 설치와 해체에 용이한 구조를 개발하였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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